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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 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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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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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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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1

 이 글은 [코이노니아] 45집(2020) 7-18쪽에 "베네딕도회 선교에 관한 제언"이 주제로 썼던 글인데, 선교의 개념과 방식, 그리고 형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해당 부분(8-14쪽)을 발췌해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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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의 개념   

  선교(missio)는 ‘보내다’, ‘파견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미테레mittere에서 나온 말로 ‘파견’이란 뜻이다. 『선교학 사전』에 의하면, 선교는 다음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먼저 권위를 지닌 사람이 특정 장소나 환경으로 특수 목적을 가진 사람을 파견하는 것(선교)이자 동시에 파견된 사람에게 위임된 특수 과제(사명)이다. 따라서 선교의 개념은 단순히 파견만을 의미하지 않고 파견된 사람이 해야 할 일과 장소, 그리고 그 대상과 방법도 포함하는 것이다. 이처럼 선교란 어떤 사명을 위한 파견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스도인 사명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 당신 제자들에게 이렇게 명령하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복음 선포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제자에게 주어진 근본 사명이다. 선교란 복음 선포를 위한 파견이다. 선교사는 복음, 곧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된 자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선교사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선교를 교회의 핵심으로 강조한다. “교회는 그 본성상 선교하는 교회입니다. 그리스도의 선교 명령은 부수적인 것이나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교회의 핵심에 이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최초의 복음 선포자다. 그분은 신약성경 곳곳에서 당신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파견되었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루카 4,43) 또 이사야서의 구절을 인용하시며 당신 자신에게 적용하신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루카 4,18) 선교는 스승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와 사명에 근거한다. 제자는 스승의 증거와 사명을 이어받기 때문이다. 『선교교령』에 의하면, 교회의 선교는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명을 이어받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그분의 사명을 완성하는 것이다.


  복음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기쁜 소식인가? 세례자 요한이 선포한 것은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는 것이었다(마태 3,2 참조). 예수님도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또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라고 선포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도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마태 10,7)라는 사명을 주셨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 이것이 바로 기쁜 소식이라는 것이다. 


  하늘나라 도래의 표지는 무엇인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서 우리는 그 표지들을 보게 된다. 먼저 예수님이 나자렛 회당에서 읽으신 이사야 예언서의 다음 말씀 안에 그 표지를 엿볼 수 있다.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9) 하늘나라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가 없는 나라, 불의와 억압과 다툼이 없는 나라, 한마디로 정의와 평화, 자유와 풍요의 나라이다. 더는 우는 이, 슬퍼하는 이, 박해받는 이, 굶주리는 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가 없이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라다. 곧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새 하늘과 새 땅이다(이사 65,17-25 참조). 이런 나라가 다가왔으니 이 기쁜 소식을 믿고 하느님께 돌아서라는 것이 복음 선포이고, 이 선포를 위한 파견이 선교이며, 이 파견을 받은 사람이 바로 선교사라 하겠다. 

 

  선교의 방식 

  복음 선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복음 선포의 방식은 다양할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말과 행동,설교와 삶으로 구분된다. 복음은 일차적으로 말로 선포된다.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사람들이 그 소식을 듣고 믿게 된다. 우리 신앙도 선포된 복음을 듣고 믿은 데서 시작되었다. 선교사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선포가 단지 말로만 끝난다면 참된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흔히 사제는 주로 말로, 수도자는 삶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으로 이야기되곤 한다. 일면 맞는 말이다. 사제의 주된 임무 중 하나가 설교이고, 수도자의 일차적 역할은 선포되는 복음을 직접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맞지 않는 말이다. 사제건 수도자건 모든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살도록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복음을 살지 않고서 말로만 전하는 복음은 결코 기쁜 소식이 될 수 없다. 그러한 복음은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설교를 통해 복음을 전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삶이 바탕이 되었을 때 진정한 열매를 맺게 된다. 


  복음은 살면서 선포되는 것이다. 삶이 없이 선포되는 복음의 씨앗은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된다. 복음이 기쁜 소식이라는 것을 자신이 먼저 느끼고 살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을 남에게 전할 수 있겠는가? 복음을 믿는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정신으로 갈아입고 복음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과 인격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 자신의 삶과 인격이 복음적일 때 타인도 복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선교사가 된다는 것은 일단 모든 것,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포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선교라는 것이 그저 낭만적인 어떤 것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포기, 복음을 몸소 살면서 복음 정신으로 갈아입고 스스로 복음화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교는 삶이다. 복음의 가치에 따른 삶, 복음 정신으로 갈아입은 인격이 보여주는 삶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증거를 선교의 시작이자 다시 없는 형태로 강조하고 있다. 선교사와 그리스도인 가정,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삶 자체로써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모두 스승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으려 노력하면서 이러한 종류의 증언을 해야 한다. 이러한 증언이야말로 선교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교황 바오로 6세의 다음 권고는 깊이 되새길만하다. 


  “교회에서 복음화의 첫째가는 수단은 참된 그리스도인 생활의 증거입니다. 그 무엇도 끊을 수 없는 친교로 하느님께 헌신하고 동시에 무한한 열성으로 이웃에게 헌신하는 삶의 표양은 복음화의 첫째 수단입니다.…‘현대인은 스승의 말보다 좋은 표양을 주는 사람의 말을 기꺼이 듣습니다. 스승의 말을 듣는다면 스승이 좋은 표양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그러므로 교회가 세상을 복음화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교회의 행동과 삶을 통해서입니다. 다시 말해, 주 예수님에 대한 충실성을 삶으로 증언함으로써, 또한 청빈과 무욕, 현세 권력에 맞서 자유를 증언하고, 한마디로 성덕을 증언함으로써 세상을 복음화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특별히 수도자들에게 이러한 생활의 증거를 요청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수도자들이 청빈과 극기, 정결과 성실, 순명의 자기희생을 통한 무언의 증거로써 교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동시에,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어떠한 가치들에 깊은 관심을 두는 선의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복음적 생활의 증거라 하겠다. 

 

  선교의 형태 

  선교는 일차적으로 파견이다. 진리이신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미지의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이방 선교, 곧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해외 선교가 선교의 기본 형태다. 모든 지역 교회가 이런 선교사들에 의해 복음의 씨앗이 뿌려져 토대가 놓이고 성장하였다. 또한, 이방 지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양한 선교 활동을 통해 비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국내 선교가 있다. 이것은 본당, 의료 및 복지 활동, 교육 및 출판, 문화 사업 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해외 선교와 국내 선교를 직접 선교라 할 수 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직접 선교에 종사하는 수도자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일에 직접 헌신하는 수도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선교활동은 명백히 교계에 의존하며, 교계가 채택하는 사목 계획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그들은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기꺼이 자유롭게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러 떠납니다.” 


  직접 국내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는 직접 선교 외에 복음을 삶으로 증거하는 간접 선교도 있다. 이것을 생활 선교라 할 수 있는데, 복음화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정신과 가치에 따른 생활을 하고, 그리스도를 닮은 인격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절대 쉽지 않지만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선교라 할 수 있다. 직접 선교에 종사하는 선교사가 이 간접 선교를 병행하지 않을 때, 그가 전하는 복음의 씨앗은 제대로 뿌리 내려 자라고 열매 맺지 못할 것이다. 수도생활은 간접 선교의 훌륭한 모델이다. 복음의 가치를 지향하고 복음의 정신에 따른 공동체 생활 자체가 복음을 증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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