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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14. 겸손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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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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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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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6

  불교계 안팎에서 성철, 원효 스님 등에 이어 네 번째로 존경하는 스님으로 인정받고 있는 도법 스님은 『내가 본 부처』라는 책에서 수행자의 자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수행자가 공양의 대상이 된다고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자만하면 더는 수행자가 아닙니다. 수행자는 철저하게 자기를 낮추어야 합니다. 수행자는 가장 낮은 데에 있어야 합니다. 사상과 정신은 하늘보다도 높을 만큼 고준해야겠지만,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는 겸허하게 낮추어야 합니다. 더 가난해져야 합니다. 도는 높고 인격은 훌륭해야 하겠지만, 실질적인 삶의 모습은 서민 대중과 고락을 함께해야 합니다.…권위주의야말로 수행자에게는 아주 결정적으로 치명적인 것입니다. 대접받으려는 생각은 기득권에 대한 집착이고, 기득권에 대한 탐욕입니다. 수행자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감화를 주었을 때만 비로소 대접받을 수가 있습니다.”(도법, 『내가 본 부처』, 호미, 2001, 58쪽)


  상당히 뼈 있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해주는 내용입니다. 오늘의 우리 수도자와 성직자에게,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에게도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겸손은 인간적, 영적 성숙에서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수행자나 종교지도자가 거들먹거리기나 하고 권위주의에 찌들어 있다면, 그만큼 추한 모습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모습은 향기가 아니라 오히려 악취를 풍길 것입니다.


  여러 해 전, 경기도 시흥에 있는 소래 성 바오로 피정의 집에서 서울 샬트르바오로회 수녀님들 주년 피정을 지도한 적이 있습니다. 강의실 앞에 걸려 있던 액자에 적힌 다음 글귀가 제 시선을 끌었습니다. 


   내가 신부다 신부다 할 때는 

   네가 신부냐 신부냐 하더니, 

   신부이기를 포기하니까 

   신부님 신부님 하더라.  


  이 글의 출처를 물어보니, 어느 신부가 쓴 시라고 했습니다. 참으로 재밋고 인상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아마도 실제 사목 경험에서 나온 것이리라 봅니다. 


  겸손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적 특성 중 하나입니다. 그분의 제자들인 우리 그리스도인, 특히 수행자와 종교지도자가 드러내야 하는 중요한 덕목일 것입니다. 겸손은 스스로 맑은 향기를, 그리스도의 향기를 널리 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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