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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23. 납자십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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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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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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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0

  불가에 납자십계衲子十戒라는 것이 있습니다. 불가에서 ‘납자’라고 할 때는 수행자를 뜻합니다. 한자어 ‘衲’은 ‘기울 납’자 인데 옷을 기워 입는 수행자의 청빈을 상징해서 붙여진 말입니다. 한데 요즘 수행자들은 누비옷도 멋으로 입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급 재질에 부러 누비처럼 재간을 부려 입는데 참으로 꼴사나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철 스님이 평소 입으셨던 기우고 기워 다 헤진 수행복을 잊지 못합니다. 그 자체가 많은 말을 해줍니다. 물론 외적인 것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지만 몸과 마음, 행위와 존재는 더불어 간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성철 스님은 ‘수행하는 자는 모름지기 가난을 배우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고 합니다. 깊이 되새겨 봄 직한 말이란 생각이 듭니다. 


  납자십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오는데, 늘 신선하고 자극이 되는 말입니다.  


  “옛사람 참선할 때 촌음을 아꼈거늘, 나는 어이 이리 방일한고.

  옛사람 참선할 때 잠 오는 것 성화하여 송곳으로 찔렀거늘, 

  나는 어이 이리 방일한고.

  옛사람 참선할 때 하루해가 다 가면, 다리 뻗고 울었거늘, 

  나는 어이 이리 방일한고.

  내 마음을 닦지 못하면 여간한 계-행과 적은 복덕이 도무지 허사로세.

  밤으로도 조금 자고 부지런히 공부하소.” 


  깨달음에 이르려 노력하는 수행자의 열정과 치열한 자세를 잘 보여줍니다. 

 

  엊그제 들어선 것 같은 2026년도 벌써 1/4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유수 같은 세월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한번 흘러가 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귀한 시간, 하느님이 허락하신 이 은혜로운 시간을 아름답게 가꾸어나가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참고로 이번 주일에는 교중미사 전이나 후에 제주에서 인연이 된 남방불교의 붓다락끼타 스님이 합천에서 서울로 가시는 길에 저를 잠시 방문하실 예정입니다. 혹시 미사 중 성당에 스님이 들어오시더라도 당황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스님은 미얀마에서 출가하신 한국분으로 두팅 수행(두타행- 숲 속에서의 금욕적 수행방법)에 전념하셨습니다. 두타행 수행자는 조계종의 선승과 비슷한, 아니 훨씬 더 엄격한 수행자입니다. 한국에서의 계속된 요청으로 1999년에 귀국하여 경남 합천, 경기도 과천, 제주 애월에 보리수선원을 세우시고 현재 제주 애월 보리수선원에서 거주하시며 위빠사나 수행법을 전하고 계십니다. 저와의 인연은 2023년 제주 국제명상센터 이사장으로 계실 때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죽음 교육에 저를 초대하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로 가끔 애월 보리수선원을 방문해서 스님과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곤 했습니다. 요즘 보기드믄 원시 불교 수행자로서 언제 뵈어도 반갑고 늘 배울 점이 많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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